문영은 서울에서 철도 기관사로 일한다. 기관사로서 목격하게 되는 사고사와 그 후유증도 견디기 힘들고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도 서먹하다. 어느 날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고 그동안 잊으려 노력해왔던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. 상우는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한다. 그는 고향으로 떠난 문영의 흔적을 좇으며 그녀가 다닌 곳을 뒤따라 돌아다닌다. <파동>에는 고요한 긴장감이 내내 지속된다. 문영과 상우의 여행길이라는 두 개의 이야기는 곧 닮아 있는 두 개의 형식이기도 하다. 더하여 이 대칭의 구조 안에는 기억과 환상이라는 매혹적인 균열들이 비대칭으로 스며있어서,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은밀하게 우리를 호기심의 영역으로 끌고 간다. <파동>은 인물의 내면에 깊이 천착하는 세심한 심리극이며, 시간과 자타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환영의 로드무비다. (정한석) [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]